1/2 프로젝트! 새로운 기부 마케팅 트렌드

Written by on October 31, 2011 in articles, Headline, marketing strategy - 1 Comment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것이 정이고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부족하지 않게 한번 더 권하고, 한번은 거절하지 않고 받는 사회 문화.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당연하게 한번 더 권하는 문화는 과소비와 낭비의 피해 역시 가져왔다. 자본주의는 소비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행동, 즉 미덕이다. 하지만 너무 과한 소비는 때론 에너지를 낭비하는 문제를 만든다.

음식점에서는 남은 반찬들을 재활용하고 샐러드바 전문 레스토랑은 접시에 담아오는 음식의 대부분을 버리는, 낭비하는 습관을 줄이고자 자신의 접시에 담아온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으면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과한 소비문화 속 절제 미덕을 보여주는 좋은 캠페인이 있다.

 

 1/2 부족한 건전 음주캠페인

연말이 되면 음주운전, 과음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높아 절주를 위한 캠페인의 일종으로 보건복지부에서  1/2잔 을 제작하였다. 실제 소주잔의 절반이 유리로 채워져 있는 1/2잔은 음주량을 반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해 전국 60개 대학의 절주 동아리가 직접 배포에 앞장섰으며, 이를 실천하는 업소는 ‘건전음주 실천업소’ 라는 현판을 부착해 다른 업소의 모범이 되도록 하였다.

“소주 반잔씩 마신다고 음주 문화가 개선될까요. 더 많이 마시게 될 것 같은데…” 한 고기집 업소 사장은 소주를 반잔씩만 마시게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술을 덜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웃기다며 손님들에게 1/2잔을 내 주면 아마 더 큰 잔을 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주하자’ 라는 단순한 메시지에서 1/2잔이라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내세워 캠페인을 펼치긴 했지만 기대만큼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는 첫째로 업소 사장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였고, 둘째로 많은 학생들이 절주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술 매출이 주는 것은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캠페인이다. 술을 파는 업소 뿐만 아니라 주류업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캠페인이 되버린 것이다.

차별화된 참신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지 못한 반응을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식의 변화가 바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이 다른 곳에 영향을 주는, 그래서 충분한 인식 변화 후에 이 1/2잔이 사용되었다면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은 더 움직이지 않았을까?

 

HALF + HALF

 HALF+HALF 는 나눔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학생들을 위한 노트와 연필이다. 반드시 나누어야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가운데 노란 색 원형은 정을 상징하는 보름달을 형상화하였고, 노트와 연필은 친환경 공정에 따라 자투리 공간을 최소화하고 재생 용지를 사용해 제작하였다. 노트와 연필 사이에 붙어있는 노란색 원을 갈라 두 사람이 노트와 연필을 나눠 가지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세한 공부방,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배포할 예정인 HALF+HALF 는 충분히 학생들을 위한 제품으로 친한 친구 또는 같은 제품을 나누고 싶은 연인과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 이용될 수 있어, 단순한 배포가 아닌 판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서로 나누어 가진 노트와 연필에 남아있는 노란 반원이 같은 노트와 연필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기부에 참여했다는 증표가 간접적으로 남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절반은 누군가에게 돌아가는 1/2프로젝트

에밀리 필로톤은 디자인이 사회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비영리 디자인 조직 ‘프로젝트 H’ 를 설립하였다. 에밀리 필로톤은 인류 문제를 위한 디자인이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로 기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들었고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최근 몇 년을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을 위한 디자인도 충분히 이윤을 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디자이너들이 단순히 ‘제품’ 만 디자인 할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통한 ‘확산’ 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의 진정한 클라이언트가 누구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제품만 디자인한 대대적인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은 1/2잔에게 에밀리 필로톤의 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프로젝트가 있다.

YouTube Preview Image 나눔이나 기부에 대한 강요는

자칫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와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박지원, 김성준 디자이너가 기획한 ’1/2 프로젝트’ 는 평소와 다름없는 소비의 수익 일부가 소외된 계층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게 한 기부 시스템이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모두 수상한 작품이다.

제품 가격의 절반이 공인된 NGO 를 통해 어려운 이들에게 지원되는데, 예를 들어 1/2로 디자인된 음료수 1/2병을 사면 그 금액의 절반이 당장 도움이 필요한 곳의 어린이들을 위해 쓰인다. 아울러 패키지 안에는 전 세계의 인류 문제를 의료, 물, 집 등으로 분류해 관련 정보를 적어 넣음으로써 제품을 이용하는 동안 기부에 대해 한 번 더 상기시키고자 했다.

1/2 프로젝트는 전문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영리기업,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대중들, 기부활동을 하는 NGO 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가 된다. 1/2 프로젝트의 상품은 기업과의 제휴와 기업의 후원을 통한 OEM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상품의 디자인 역량을 제공하며, 제휴를 맺은 기업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제휴/후원 기업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별도의 이벤트를 준비하는 노력 대신 기업의 전문 사업 분야를 1/2 프로젝트의 모듈로 활용하여 보다 효율적인 CSR 이 가능하다. 그라쉐 초콜렛회사와 도미노 피자업체가 이 모듈을 활용하였고 다양한 기업이 1/2 프로젝트를 활용하여 활발한 CSR 활동을 펼칠 수 있다.

 

같은 디자인, 다른 접근

단지 반을 줄이는 것이지만 건전음주 캠페인과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제품만을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확산될 수 있게 디자인한 것이다. 기업의 참여를 이끌고 소비자들에게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 디자인이 더 많은 분야로, 더 많은 기업과 만날 수 있게 하는것이다. 무작정 지갑을 열어라는 식의, 자신을 위해 절제하라는 식의 마케팅은 냉정한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더 지불하더라도 의미 있는 일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현대의 소비자들. 모두가 큰 것을 원하고 하나 더를 원할 때 1/2잔과 1/2 프로젝트는 절제를 요구하는 디자인을 내세우며 하나는 무조건적인 절제를, 나머지 하나는 기부됨을 강조한다.

또  1/2 프로젝트는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업분야라도 쉽게 제휴를 맺을 수 있고 NGO 에 기부되지않더라고 또 다른 곳으로 절반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은 틀림없이 지속적으로 ‘확산’ 될 수 있는 디자인이 될 것이다.

 

새로운 1/2잔

앞서 소비자, 업소, 주류업체에서도 큰 반응을 얻지 못했던 1/2잔이 무조건적인 보급이 아니라 특정 소비자들을 위해 1/2잔을 판매한다면 어떨까? 잔 밑에 구멍이 뚫려 빨리 원샷을 하고 뒤집어 놓아야 하는 원샷잔도 나오며 재미있는 음주 문화를 원하는 젊은 음주 소비층에게 아무의미도 없는 1/2잔은 관심끌기엔 무리다. 1/2잔 디자인 설명을 들으면 ‘신기하다’ 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실제로 술자리에 가지고 나가거나 찾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디자인이 가지는 의미를 건전 음주캠페인의 일방적인 의도 속에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1/2잔을 개인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돕고 주류업체와의 제휴를 이끌어내 1/2잔의 절반이 알콜 중독자 치료비, 교육비 등으로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의 소비를 이끌어 내고 그 뒤에 자연스럽게 의미가 함께 흘러 갈 수 있는 전략을 세운다면 건전음주 캠페인에서 그토록 외쳤던 온 국민 절주운동이 절반은 성공하지 않았을까?

 

 

다이어트 산업에서의 1/2

실제로 브라질에서 1/2 디자인을 이용하여 슈퍼마켓에서 완전한 제품 값에 반개의 제품을 구입하여 50% 를 브라질의 임금수준이 낮은 지역 사람들을 돕는 NGO 에 기부하는 방식을 택한 곳이 있다. 1/2제품의 소비자들은 내가 왜 반개의 양상추를, 반개의 당근을 한개의 값으로 온전히 지불해야 하는지 숙지한 뒤 소비한다. 과한 소비에서 비롯되는 낭비를 줄이는 법, 자연스럽게 NGO 에 기부되어 제품을 구입하는 단순한 행위가 봉사활동이 되는 방법에서 1/2 디자인이 적극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1/2 디자인이 활발하게 쓰여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그 중 하나로 다이어트 산업에서 1/2디자인이 크게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절제를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사람들 중 하나는 바로 몸무게를 줄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실생활에서 꾸준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함께 병행해야 하는 다이어트는 먹고 싶은 욕구를 쉽게 참아내지 못해 많은 사람들을 실패하게 만든다. 날씬해지기 위해 수술, 약,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는 사람들에게 1/2 도시락 서비스는 식욕을 절제시켜줄 수 있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이다.

거기다 1/2 디자인의 판매 수익 절반이 못 먹고 못 마셔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쓰인다면 해당 소비자가 느끼는 인식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선택한 기부 방식에 책임감을 가지게 함으로써 자신에게 투자하는 일상 활동이 나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이를 통해 다이어트 사업에 종사하는 영리기업은 사회에 공헌하는 이미지를 함께 얻을 수 있고, 기부활동을 하는 NGO 에게로의 연결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

’1/2도시락으로 당신의 500g 을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부마케팅 트렌드

앞으로의 기부문화는 소비를 통한 자연스러운 기부 방식으로 더욱 흘러갈 것이다. 문제는 1/2프로젝트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소비로 이끌어 기부에 참여하게 만드냐는 것이다. 도미노피자와 1/2프로젝트의 결합으로 이벤트가 진행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투명성과 가격 등을 문제로 제시하며 외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르나 한국에서는 무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참여하게 되는지, 이벤트에 참여할시 피자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많은 정보와 혜택을 제공하였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무리한 이벤트였을 뿐이었다.

먹고 나면 사라지는 일회성 소비재라는 특성과 특별한 타겟을 잡지 않고 일반 대중에게 실시한 마케팅은 좋은 취지를 가지고 실시한 마케팅에 구입의사를 가지고 있어도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1/2 텀블러, 1/2 립스틱 등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소비재를 통해 영리기업, 소비자, 기부단체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마케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1/2프로젝트를 통하여 소비자들의 소비를 통한 기부와 기업 이미지 향상 사이의 경계에서 얼마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마케팅을 펼칠지 주목해야 한다.

 

절반의 무한한 가능성

내가 가지는 절반과 누군가에게 돌아가는 절반의 의미가 가지는 무한성은 생각보다 크다. 절반의 디자인을 통해 누군가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소비를 하는 그 순간 눈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기에 어떠한 기부 프로젝트, CSR 활동보다 신선하다. 어떤 기업이라도 제휴를 통해 어느 산업과도 결합이 가능하고 절반의 쓰임은 그 기업의 특성에 맞추어 누군가에게 돌아갈 수 있다.

디자인이 의미있는 지출이 되도록 하고,

진정한 절제가 미덕이 되는 디자인이 ‘확산’ 되기를 기대해본다.

Reference

  • www.halfproject.org
  • www.domino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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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on "1/2 프로젝트! 새로운 기부 마케팅 트렌드"

  1. Knight of Night November 2, 2011 at 12:13 am · Reply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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